이미지 생성 AI는 추상적인 지시를 얼마나 잘 이해할까
"노을 지는 바다"처럼 구체적인 프롬프트는 누구나 잘 뽑습니다. 궁금한 건 그 반대였습니다. 그림으로 그리라고 한 적 없는 개념 — 감정, 시간, 관계 — 를 주면 AI는 뭘 그릴까? Midjourney, DALL·E, Stable Diffusion에 같은 추상 프롬프트 5개를 던졌습니다.
추상적인 지시는 분위기를 만들지만 결과를 통제하지 못했습니다
이미지 생성 AI에게 “쓸쓸한 화요일 오후”처럼 추상적인 문장을 주면 결과는 꽤 감성적으로 나옵니다. 빛의 톤, 표정, 공간의 분위기처럼 사람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요소를 빠르게 잡아주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구도나 소재가 분명할 때는 추상어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미래 연구실”이라고만 쓰면 AI는 유리 벽, 파란 조명, 로봇 팔 같은 익숙한 미래 이미지를 반복합니다. 결과는 멋있지만 비슷한 이미지가 많이 나옵니다. 반대로 “책상 왼쪽에는 노트북, 오른쪽에는 손글씨 노트, 뒤쪽 벽에는 작은 평가표가 있고, 조명은 따뜻한 흰색”처럼 물체와 위치를 지정하면 장면의 통제력이 올라갑니다.
결국 추상 프롬프트는 첫 방향을 잡을 때 좋고, 최종 이미지에는 구체 조건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블로그 대표 이미지처럼 글의 내용을 설명해야 하는 이미지는 분위기만 좋아서는 부족합니다. 독자가 이미지만 보고도 “이 글이 무엇을 다루는지” 짐작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추상어: 감정, 톤, 조명, 전체 분위기를 잡는 데 유리합니다.
- 구체어: 물체, 위치, 구도, 텍스트 없는 화면 구성에 유리합니다.
- 최종 프롬프트: 추상어 30%, 구체 조건 70% 정도가 가장 안정적이었습니다.
블로그 이미지에는 감성보다 설명력이 필요했습니다
추상적인 이미지 프롬프트는 첫 시안 만들기에 좋았습니다. 분위기, 계절감, 조명, 감정선을 빠르게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블로그 대표 이미지로 쓰려면 분위기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독자가 이미지를 봤을 때 이 글이 어떤 실험을 다루는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최종 이미지를 만들 때는 추상어 뒤에 장면 조건을 반드시 붙였습니다. 예를 들어 ‘미래적인 느낌’ 대신 책상, 화면, 비교표, 노트, 실험 기록처럼 글의 주제를 설명하는 물체를 넣었습니다. 또 화면 안의 글자는 AI가 자주 깨뜨리기 때문에 가능한 한 의미 없는 장식 텍스트를 피하고, 필요한 경우 후처리에서 직접 넣는 편이 안전했습니다.
이 실험은 이미지 AI를 감성 도구로만 쓰면 결과가 흔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좋은 대표 이미지는 예쁜 장면과 글의 내용이 함께 보이는 이미지였습니다.
- 대표 이미지에는 글 주제를 설명하는 물체를 넣습니다.
- 정확한 글자나 로고는 AI 생성 결과를 그대로 믿지 않습니다.
- 추상어는 분위기, 구체어는 구도와 소재를 잡는 데 씁니다.
이미지 프롬프트를 글 주제에 맞추는 법
블로그 이미지를 만들 때는 먼저 글의 핵심 장면을 한 줄로 정했습니다. 비교 글이면 비교표, 사용기면 실제 사용 흔적, 실패담이면 수정 과정이 보이게 잡았습니다. 그 다음에 색감과 조명을 넣었습니다. 순서가 반대로 되면 이미지는 예쁘지만 글과 상관없는 장식처럼 보였습니다.
실험한 프롬프트 5개
- "쓸쓸한 화요일 오후"
- "어른이 된다는 것"
- "말하지 못한 사과"
- "월요일 아침의 기분"
- "조용한 성취감"
결과 관찰
공통점: 전부 '사람+분위기'로 도망간다
15장(3서비스×5프롬프트) 중 12장에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추상 개념을 받으면 AI는 그 감정을 느끼는 인물을 그리는 쪽으로 수렴합니다. 창가에 앉은 사람, 혼자 걷는 사람, 고개 숙인 사람. 학습 데이터에서 그런 개념이 그런 사진과 함께 붙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쓸쓸한 화요일 오후" — 전원 흐린 창가
세 서비스 모두 흐린 빛, 빈 방, 창가라는 같은 문법을 골랐습니다. 화요일이라는 정보는 어떤 그림에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당연하지만, 확인하니 재미있는 지점). '쓸쓸한 오후'로 뭉개진 셈입니다.
"말하지 못한 사과" — 여기서 갈렸다
가장 어려운 프롬프트였습니다. 두 서비스는 등을 맞댄 두 사람을 그렸는데, 하나는 뜬금없이 과일 사과를 그렸습니다. 한국어 중의성('사과')에 걸려 넘어진 겁니다. 영어로 "an apology never spoken"이라고 다시 주니 세 서비스 모두 인물 구도로 돌아왔습니다.
완성도 차이보다 해석 차이가 컸다
기술적 품질은 예상대로 Midjourney가 앞섰지만, 흥미로운 건 해석의 방향이 서비스마다 일관되게 달랐다는 점입니다. 한 서비스는 늘 영화의 한 장면처럼, 한 서비스는 늘 일러스트처럼, 한 서비스는 늘 사진처럼 풀었습니다.
배운 것
- 추상 프롬프트도 의외로 통한다. 다만 AI는 개념을 '이해'한다기보다, 그 단어와 자주 붙어 다니는 시각적 클리셰를 소환한다.
- 한국어 중의어(사과, 배, 밤…)는 이미지 AI의 함정. 애매하면 영어로 주거나 수식어로 못 박자.
- 실전 팁: 추상어로 먼저 분위기를 잡고, 마음에 드는 결과에 구체 조건(구도, 색, 스타일)을 얹는 2단계가 효율적이었다.